2007년 10월 05일
ICU 사태
IT강국에서 ICU를 없애려 하는가 - 바람 앞의 등불 'ICU'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의 독백이 아니다.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가 그런 상황에 놓여 있다. ICU는 지금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다.
ICU는 IT특성화를 기치로 지난 97년 문을 열었다. 당시에도 설립을 놓고 부처간 이견이 대단했다.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연 ICU는 응용기술과 맞춤형교육으로 IT특성화 대학으로서 위상을 높여왔다. 올해까지 829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올해 수시에는 경쟁률이 3.61대 1에 달했다.
정부는 9월 21일 내년 예산안 257조 3천억원을 책정했다. 올해보다 7.9% 늘어난 규모다. 정부는 이 예산안을 10월초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ICU는 정보화촉진기금법에 의해 매년 학교 운영비를 지원받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의 통합논란에 휩싸이면서 95억원이던 운영비가 올해 75억원으로 줄었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ICU에 대한 지원비 75억원을 넣지 않았다.
ICU는 이제 바람 앞의 등불 신세다. ICU가 운영비를 정부에서 지원받지 못한다면 ICU의 미래는 절망이다. 더 큰 문제는 이를 타개할 해법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ICU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내몰렸는지 안타까운 일이다. KAIST와 통합을 보는 시각은 찬성론자나 반대론자 나름의 논리가 있다. 어느 것이 맞고 틀리다고 무 자르듯이 단정짓기는 어렵다.
다만 KAIST와 억지로 통합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인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예산안 편성과정을 놓고도 뒷말이 많다. 정보통신부는 올해 75억원을 예산안에 포함시켜 기획예산처로 넘겼다. 기획예산처는 이 금액을 내년 예산안을 편성할 때는 삭감했다. 정보통신부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면피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만약 정보통신부가 이 금액을 내년 예산에 반영시키고자 하는 의지만 있었다면 얼마든지 가능했다는 것이다. 정보통신부는 이 일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
유영환 신임 장관이 취임후 지난 9월 11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 이상적이지는 않지만 ICU를 KAIST에 통합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장관이 이렇게 말했는데 누가 장관 뜻을 거스리면서 나설 수 있겠는가. 공직사회의 특성상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 해도 정보통신부가 10년 전에 온갖 난관을 이겨내면서 IT특성화를 기치로 설립한 학교이고 그동안 관례이긴 해도 정보통신부장관이 이사회 의장직을 맡았던 점을 감안한다면 정보통신부의 이런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 다른 부처 산하에도 특성화 성격의 대학이 있는데 왜 하필 ICU만 통합의 대상인가. 특정인 간 갈등이 ICU 통합으로 비화했다는 소문까지 나돈다.
ICU통합은 정책의 효율성과 IT비전에 관한 심층적인 검토후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정보통신부라는 IT정책 전담부서를 만들어 정책의 선택과 집중을 한 결과 우리는 IT강국의 자리에 올랐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가 IT강국으로 거듭 나려면 인력양성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사람이 만사의 근본이다. 인재를 키우는 일보다 더 유효한 일은 없다. 대선주자들이 입만 열면 주장하는 미래성장동력 확충도 전문인력 양성 없이는 불가능하다.
정부가 내년 예산중 교육분야에 35조 7천억원을 투자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인적자원 고도화에 필요한 고등 교육투자 규모도 4조 6천억원으로 올해보다 1조원을 늘렸다. 이런 마당에 ICU에 대한 운영비 75억원 를 잡풀 베듯 싹둑 잘랐다.
더욱이 두 대학교는 성격이 다르다. KAIST는 기초과학에 역점을 두고 있다. 반면 ICU는 산업현장위주 교육이다.
노무현 정부는 그동안 이공계살리기에 힘을 기울였다. 노 정부의 치적으로 내세운다. 그러면서 IT특성화 학교에 대한 운영비 지원을 끊고 있다. 이율 배반이다.
방송과 통신융합으로 기술의 변화속도는 하루가 다르다. 인재양성에 대한 투자는 비용과 효과 차원을 넘어 국가생존의 자양분이다. 정부와 국회는 예산심의에서 ICU 운영비를 예산에 배정해야 한다. 그런 다음 IT강국 육성이라는 국가아젠다와 병행해서 이 문제를 심도있게 다뤄야 한다. 국회가 예산을 배정하지 않으면 ICU는 내년부터 당장 운영난에 봉착해야 한다. 대안으로 ICU특별법이 국회에 발의돼 있지만 기존 대학과의 형평성 문제로 계류상태다. 민간컨소시엄은 기존 투지금 회수 여부로 머뭇거리고있다. ICU가 통합에 반대한다면 독자생존의 길을 터 주는 게 옳다.
IT강국에서 통합을 명분으로 IT특성화 대학을 없애려는 이 일이 정말 타당한가. 허물기는 쉬워도 세우기는 어려운 게 세상 일이다. 정부가 어렵게 ICU를 설립해 놓고 이제와서 간판을 내리려고 하는 이런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죽느냐, 사느냐’ ICU의 처지가 못내 참담하다.
- 이현덕 ; IT칼럼니스트, 전 전자신문 논설주간 |
ICU 재학생이 쓴 글 : http://zbxncm.egloos.com/829418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이 글을 읽어주세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ㅠㅠ
# by | 2007/10/05 00:56 | 트랙백(2) | 덧글(2)



